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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 없는 교육10

아이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나는 그냥 툭— 던진 말이었다. 기억도 안 나는 말이었는데 아이 입에서 그 말이 다시 나올 때가 있다.그 순간 알게 된다. 아이들은 다 듣고,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.---💬 "그때 아빠가 그랬잖아"몇 달 전인가, 밥 먹다 말고 아이가 이런 말을 꺼냈다. “그때 아빠가 그랬잖아. 지금 힘들어도 나중엔 다 지나간다고.”나는 그 말을 한 기억도 없었다. 근데 아이는 그걸 붙잡고 있었던 거다.그날 이후, 나는 말을 더 조심하게 됐다.---👀 행동도 말처럼 남는다“아빠 왜 매일 쓰레기 버려?” “아빠는 왜 맨날 먼저 일어나?” 아이들은 그냥 물어본 거지만 그 안엔 ‘관찰하고 있었다’는 의미가 있었다.가르친 적 없는데, 보고 있었던 거다.---📌 말보다 오래 .. 2025. 3. 24.
가르치는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가르치는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아이한테 “치워라” “정리해라” 말은 할 수 있지만 그걸 직접 해보이지 않으면 아이도 결국 흘려듣게 된다.그래서 우리 집은 말로 하는 교육보다 살면서 보여주는 교육이 많다.---🧹 쓰레기 정리는 말보다 먼저 손이 간다“쓰레기는 분리해서 버려야 해” 그 한마디보다 내가 직접 나가서 쓰레기를 모으고 시간 맞춰 버리는 걸 보는 게 더 강하다.한동안 아이들은 몰랐지만 어느 날부터는 아무 말 안 해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.그때 알았다.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다는 걸.---👕 세탁기 당번, 당번이 아니라 책임감이었다세탁기만 돌리는 거였지만 그걸 꾸준히 맡아서 하는 걸 보면서 아이들도 “자기 역할을 끝까지 해낸다”는 게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배웠다.한 번 돌리.. 2025. 3. 24.
나한테도 선생이 있다면, 가족이다 나한테도 선생이 있다면, 가족이다가족이라는 건 내가 지키고, 이끌고, 버텨야 하는 대상이라고만 생각했다.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알겠더라. 이 집에서 제일 많이 배우는 사람이 나라는 걸.---🧒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자란다가르친 것보다 스스로 배운 게 더 많다.내가 말 안 해도 눈치로, 행동으로 하나씩 흡수하고 있다는 걸 볼 때마다 아이 앞에서 괜히 나도 자세가 바르게 된다.아이들은 내가 의식하게 만드는 진짜 선생이다.---👩 아내는 말 없이 가르친다하루에도 몇 번씩, 숨소리처럼 가볍게 건넨 말들이 나를 바꾸는 말이었다는 걸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된다.도와달란 말도 안 하고, 불만도 크지 않게 말하는데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컸다.나는 매일 그 사람에게 배운다. 지적이 아.. 2025. 3. 24.
이 집에서 내가 배우는 것들 이 집에서 내가 배우는 것들살다 보면 가르쳐야 하는 순간보다 내가 배우는 순간이 더 많다.가정이라는 건 내가 리드한다고 굴러가는 게 아니고 서로의 작은 행동과 말에서 조용히 배우며 살아가는 공간이다.---🧒 아이한테 배우는 ‘참을성’애들이 뭘 흘리고, 말 안 듣고, 아무리 가르쳐도 같은 실수 반복할 때 진짜 속에서 뭔가 올라온다.근데 그걸 매번 다그치기보다 한 번 참아주는 게 얼마나 큰 힘인지 아이를 통해 내가 배운다.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배우고 컸던 거겠지.---👩 아내한테 배우는 ‘지속성’밥하고, 치우고, 챙기고…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매일 같은 루틴을 흔들림 없이 해내는 그 사람.나는 쉽게 지치고, 가끔 놓고 싶은데 그 사람은 태그까지묵묵하게 다시 시작하.. 2025. 3. 24.
나도 누군가의 아들이었다 나도 누군가의 아들이었다아이 셋 키우면서 나는 아빠로만 살고 있는 줄 알았다.근데 어떤 날은 나도 그냥 아들이었던 시절이 떠오른다.부르기만 하면 밥 나왔고,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는 나를 챙겨줬던 그때.---👨 아버지는 조용한 사람이었다크게 웃지도 않고, 말도 많이 없던 사람. 어릴 땐 그게 참 답답하게 느껴졌었다.근데 내가 지금 아빠가 되어보니 그 말 없는 무게가 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.말 안 해도 책임은 다 지고 있었고, 잔소리보다 먼저 일어나 움직이던 모습. 지금 내가 그러고 있더라.---🧒 나도 울고, 투정 부리던 아이였다우리 애들이 울고 떼쓸 때, 문득 나도 그랬던 게 생각난다. 근데 그때 아버지가 나한테 뭐라 하지 않고 그저 말없이 옆에 있어줬던 게 떠오른다.그걸 이제야 이해한다.애를 .. 2025. 3. 23.
아이들 잠든 밤 10분, 나는 오늘을 정리한다 아이들 잠든 밤 10분, 나는 오늘을 정리한다형, 우리 집은 밤 9시면 아이들이 잔다. 그때부터 집이 조용해져. 티비도 꺼지고, 발소리도 줄고, 와이프는 정리하거나 눕고, 나는 조용히 누워 하루를 마무리할 준비를 한다.누워서 불 끄고, 그 어둠 속에서 가만히 생각해. 하루 종일 말없이 버텼던 일들, 그때서야 정리된다.---🛏️ 형 집엔 쇼파도 없고, 밤새는 일도 없다나는 새벽까지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냐. 10시쯤 되면 몸이 그냥 눕는다. 눈은 감았는데, 머리는 그제야 하루를 되돌아봐.“애들 오늘 밥은 잘 먹었나?” “와이프 오늘 피곤해 보였는데…” “내가 짜증 낸 건 괜히 그랬나…” 이런 생각들이 스르르 올라온다.---🌙 이 10분이 나한테는 쉼이다커피 마시는 것도 아니고,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니고.. 2025. 3. 23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