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무쇠로 살아간다11

고맙다는 말을 잘 해도, 나도 알고 있어요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해도, 나는 알고 있다살면서 고맙다는 말을 생각보다 자주 하진 못했다.마음은 있는데 입 밖으로는 잘 안 나왔다.말이 무거운 사람이라 괜히 어색하고, 어쩐지 쑥스러워서.---👩 아내한테 “고마워” 한마디, 왜 이렇게 어렵지아침마다 먼저 일어나 밥하고, 아이들 챙기고, 내 도시락도 챙겨주는데 고맙다는 말을 한 번도 못 한 날들이 많았다.마음속으로는 매일 “고맙다” 생각하면서도 그냥 눈 마주치고 고개만 끄덕이고 끝났다.---🧒 아이가 웃기만 해도 속으론 고마운 날이 있다힘든 하루 끝에 “아빠~” 하면서 달려오는 애가 그냥 안겨만 줘도 그날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 있다.그게 고마운 건데 아이한텐 말 안 해도 내 마음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.---💬 말은 부족.. 2025. 3. 25.
나도 쉬고 싶지만, 이 집이 먼저다 나도 쉬고 싶지만, 이 집이 먼저다일 끝나고 집에 오면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.쇼파에 앉아 쉬고 싶고, 소리 없이 누워 있고 싶은데 그 순간에도 이 집은 쉬지 않는다.---👶 애는 울고, 🍽️ 밥은 안 차려져 있고문 열고 들어오면 누가 내 힘듦을 알아주기도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눈앞에 쌓여 있다.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쉬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거더라.---🧭 나중에 쉬려고 미뤄놓지만 그 ‘나중’은 자주 오지 않는다오늘만 참자, 내일은 쉬자… 그렇게 며칠을 넘긴다.그래도 집이 무너지지 않으니까 그걸로 됐다 싶은 날이 많다.---💬 그래서 지금도, 나는 이 집을 먼저 챙긴다나도 쉬고 싶다. 근데 이 집이 나보다 먼저다.가정이라는 건 순서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걸 몸.. 2025. 3. 24.
가장은 말보다 일찍 움직인다 가장은 말보다 일찍 움직인다누가 깨우지 않아도 가장 먼저 일어난다.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먼저 움직인다.가장은 말보다 움직임이 먼저인 사람이다.---⏰ 집이 깨어나기 전에 나는 움직이고 있다아직 모두가 자고 있을 때 씻고, 커피 올리고, 오늘 하루의 루틴을 먼저 떠올린다.이 집이 돌아가기 위해 먼저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안다.누가 시키진 않았지만 몸이 그렇게 움직인다.---📦 일은 많아도 말은 적다이거 해라, 저거 해라 말은 줄이고 손이 먼저 가고, 발이 먼저 움직인다.아이들 눈에도, 아내 눈에도 말보다 몸이 먼저 보였으면 했다.그래서 항상 먼저 움직인다.---💬 가장은 무거운 몸을 먼저 일으키는 사람이다피곤하지 않은 날은 없고, 쉬고 싶은 순간은 늘 있지만 내가.. 2025. 3. 24.
가장의 말은 늦게 도착한다 가장의 말은 늦게 도착한다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. 내가 하는 말이 정말 전달되고 있는 걸까?애들한테 했던 말, 아내한테 툭 던진 말, 당장은 아무 반응도 없고 그냥 지나간 것처럼 보여서“말이 힘이 없는가?” 싶기도 했다.---🕰️ 며칠, 몇 달, 몇 년이 지난 후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. “아빠 그때 그런 말 했잖아.” 기억도 잘 안 나는 말이었는데 그 아이는 그걸 마음에 담고 있었더라.그때 알았다. 가장의 말은 바로 도착하진 않지만 분명히 도착하고 있다는 걸.---💬 아내가 조용히 따라 하는 순간“한 번 해볼까?” “이건 내가 해볼게.” 예전엔 내가 하던 말이었는데 이제는 아내가 먼저 그렇게 말하더라.강요한 적 없고, 설득하지도 않았는데 그 말이 오래 돌아, 자기 안에서.. 2025. 3. 24.
이 집을 지키는 건 힘이 아니라 마음이다 이 집을 지키는 건 힘이 아니라 마음이다사람들은 가장은 강해야 한다고 말한다. 참아야 하고, 버텨야 하고, 밀려도 무너지면 안 된다고.맞는 말이다. 근데 형, 나는 이 집을 힘으로 지키고 있는 게 아니다.그냥 마음으로 붙잡고 있는 거다.---🧱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강해서가 아니다지칠 때도 있고, 속상할 때도 있고, 솔직히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다.근데 그냥 버티게 된다. 아이들 얼굴, 와이프 뒷모습, 밥상에 앉은 가족들을 보면 멈출 수가 없다.---🏠 이 집을 살게 만드는 건 ‘의무’가 아니다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고, 책임감만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.그냥 이 집이 조용히 잘 굴러가길 바라는 마음 그게 나를 움직이게 한다.그래서 잔소리 안 해도 먼저 일어나고, 힘들어도 티 안 내고, 화가 나도 한 .. 2025. 3. 24.
마음속에도 쓰레기가 쌓인다 마음에도 먼지가 쌓인다살다 보면 말 안 해도 넘기는 일들이 많다. 그때그때 한마디 하면 풀릴 수도 있었는데 괜히 말 꺼내기 싫어서 넘긴 순간들, 그게 마음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.누가 억지로 참으라고 한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선택한 거긴 한데, 그렇다고 안 힘든 건 아니더라.---📦 티 안 나게 쌓이는 것들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날도 있고, 누구 말 한마디에 상처 받는 날도 있고, 애들 말 안 들을 때 욱하는 마음도 있고…그런 걸 다 꾹 누르고 지나가면 표정은 멀쩡한데 속은 이미 지쳐 있다.---🧍 나 혼자 정리해야 할 마음누구한테 털어놓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. 그래서 말도 안 하게 되지.그냥 조용히 혼자 걸으면서 내려놓거나, 샤워할 때 생각 정리하거나,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을 때 내 안에 쌓였던.. 2025. 3. 24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