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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 없는 교육

검은 봉다리 치우다 내가 정리까지 하게 됐다

by 살림하는도시남자 2025. 3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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냉장고에 쌓인 건 음식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– 그래서 내가 정리를 시작했다

형, 냉장고 열었는데 죄다 검은 봉다리로 꽁꽁 싸매져 있으면 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밀려오더라.

"이거 뭐야?" "정리 좀 하지 그래?" 그런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고 결국 와이프랑 싸움이 시작된다.

냉장고 정리 하나로 기분이 상하고, 말 한 마디로 서로 상처를 주고, 그게 반복되니까 결국엔 지치는 거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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🥶 결국 내가 정리하기 시작했다

싸우는 것도 지쳤고, 말하기도 지쳤고, 그래서 그냥 내가 하기 시작했어.

처음엔 진짜 짜증났어. 뭘 버려야 할지, 뭐는 유통기한이 지났는지도 모르겠고 손에 물 묻히기 싫고, 이게 왜 내 일이 되어야 하나 싶고.

근데 정리하고 나니까 희한하게 개운하더라. 정리가 되니까 뭐가 있는지도 보이고, 나중엔 내가 먼저 열어보게 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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📦 지금 우리 집 냉장고 정리 방식

  • 가운데 칸: 이번 주 안에 먹을 음식, 유통기한 임박한 재료
  • 아래 칸: 오래 두고 먹을 반찬, 냉동 예정 식재료
  • 맨 위 칸: 애들 손 안 닿게 과자, 초콜릿
  • 음료칸 아래: 내 음료 숨기는 자리 ㅋㅋ

형, 아빠 음료는 왜 애들 몰래 숨겨놔야 하냐고 ㅋㅋ 근데 그게 우리 집 룰이고, 재밌는 거지 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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💡 정리하면서 내가 배운 것

처음엔 그랬어. "왜 나만 해야 돼?" 근데 해보니까 알겠더라. 이걸 매일 하는 와이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.

냉장고 정리 하나지만, 그 안에 쌓여 있던 건 음식만이 아니었어. 감정이었고, 피로였고,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시간들이더라.

그래서 지금은 “그냥 내 일이야” 하고 한다. 그리고 그게 더 편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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💬 형한테 하고 싶은 말

형, 냉장고는 그냥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가족이 살아가는 방식이 보이는 공간이야.

누가 손 댔는지, 뭐가 남아 있고, 뭘 챙겼는지, 그 안에 다 담겨 있다.

그리고 그걸 정리하는 게 누군가 하나라도 있다면, 그 집은 무너지지 않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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